함께하기 싫어요, 하지만…

나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무엇을 하였는가?

나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무엇을 하고 싶은가?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 성인의 기도입니다.

나는 과연 하느님과 너를 위해 무엇을 하였고,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저는 성가 39장을 부를 때면 왠지 가슴이 찡한 느낌을 받습니다.

특히 사제단이 공동으로 미사 할 때면

단골메뉴처럼 등장하는 성가라서 그런지 더욱 그러한 마음입니다.

100명이 넘는 사제단이 함께 서품식 미사에 입장할 때

이 성가를 들으면 주님의 제단에 봉헌된 사제단의 하나됨을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어떠합니까?

사랑을 고백하고, 평생을 함께 하겠다고 서약한 너와

하나가 되어 살아가고 있습니까?

때때로 왜 저 사람을 택하였는지,

내가 왜 저런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하는지

후회한 적이 한두번은 넘을 것입니다.

연애하하고 결혼생활 하면서

괜히 너 때문에 이런 것, 저런 것이 불편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들이 너와 마음이 잘 맞아서,

혹은 너무나 좋기 때문에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싫지만 좋을 때를 생각하고, 밉지만 사랑스러울 때를 생각하면서

지금의 어려움을 참고, 내일은 조금 나아질거라는 희망 속에

속고 속으면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삶입니다.

너와 내가 하나가 되어 살아간다는 것, 너무도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 만이라도 하나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하나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아야 합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접고,

하나 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해야만 합니다.

예수님의 기도처럼, 이냐시오 성인의 말씀처럼

너가 나를 위해 무언가 해주기를 원하기 전에

내가 너를 위해 무엇을 해주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를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너뿐만 아니라,

내 기준에 미달되고, 못 마땅하게 느껴지는 너까지도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보려 합니다.

이 시간 그러한 마음이 나와 너에게 모두 선물로 주어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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