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풍병자 아버지..

오늘날 바쁘고 고달픈 생활 때문에

40대 남성들이 중풍으로 쓰러지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에게도 중풍이라는 병이 흔한 병이 되어 버렸습니다.

중풍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자신만만하던 사람에게서

삶에 대한 열정과 환희를 순식간에 빼앗아 갑니다.

처음 중풍에 걸린 사람은

계속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합니다.

내 인생이 왜 이렇게 돼 버렸나 하는 회한의 눈물일 것입니다.

비틀어진 손과 발, 굳어버린 혀,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먹고 배설할 능력조차 없어져 버린

자신의 무능력함 앞에 눈물만 앞을 가리고

마음은 심한 수치심과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된다고 합니다.

혹시 과거 지은 죄 때문에 벌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에 의해 들것에 실려 예수님 앞에 오게 된 중풍병자도 그랬을 것입니다.

그 자신도 죄 때문에 하느님의 벌을 받고 있는 것이고,

주위 사람들도 그렇게 인정했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전통에서 병은 죄의 결과이고,

하느님만이 그 죄를 용서해주실 수 있다고 믿고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중풍병자에게

‘안심하여라. 네 죄가 용서받았다’고 말했을 때

주위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게 놀란 사람들은 그저 눈이 휘둥그레 뜨고 있을 때,

중풍병자는 자신의 삶에 대한 용기와 힘을 되찾고는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나 요를 들고 걸어 나갑니다.

만약 우리가 삶의 의욕을 잃고 죄책감과 절망에 시달리고 있다면,

예수님께서는 과연 우리들에게 뭐라고 말씀을 하실까 생각하게 됩니다.

나의 아버님도 중풍병자이십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중풍을 만나 뜻하지 않게 인생의 좌절을 맛보셨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마비되었던 팔 다리는 풀렸지만,

감정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해 쉽게 화를 내시기도 하고, 눈물을 보이십니다.

그리고 혀가 굳어져 말씀을 어눌하게 하시고,

음식을 제대로 못 잡수시고 가끔은 음식물을 흘리기도 하십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아버님이 갓난아기 아닌 갓난아기가 되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아버님을 비롯한 중풍병자들이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리고 다시 용기를 내어 삶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주십시오.

또한 그분들을 돌보는 저희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을 축복해주시고,

포기하고 싶었거나 상처 입은 마음에

인내와 기쁨이 생겨날 수 있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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