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주고 싶습니까?
한 시인이 있었습니다.
그의 발길이 머무는 어느 곳이든
아침 이슬처럼 영롱한 시를 남기는 당대의 명시인이었습니다.
한 사업가가 있었습니다.
그의 발길 닿는 어느 곳이든
좋은 수완으로 돈을 긁어모으는 당대의 명사업가였습니다.
시인과 사업가, 이 두 사람은 친구 사이였습니다.
그들은 가끔 만날 때면 공원을 산책하며 세상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시인의 발자국에서는 시가,
사업가의 발자국에서는 돈이 피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날도 시인과 사업가 두 사람은 산책하면서
시와 돈을 공원 곳곳에 심고 있었습니다.
얼마쯤 걸었을까.
“딸그락 딸그락” 소리에 두 사람은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시인과 사업가는 따가운 햇살을 피해 플라타너스 그늘 속에서
동냥 그릇을 내밀고 있는 걸인과 눈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꾀죄죄한 걸인이었습니다.
그 걸인은 세상일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무뚝뚝한 얼굴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을 벌려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업가는 지난번에 그랬던 것처럼
동전 한 닢을 동냥 그릇에 넣어 주었습니다.
걸인은 지난번에 그랬던 것처럼 무뚝뚝한 얼굴로
사업가에게 동냥 그릇을 흔들어 인사하였습니다.
시인도 걸인에게 동냥을 했습니다.
그러나 시인이 걸인에게 내민 것은 동전이 아니었습니다.
장미 한 송이였습니다.
그것을 받아 든 걸인은 어줍지만 초승달 같은 미소를 띄웠습니다.
걸인은 한동안 잊고 있었던 미소를 찾아 시인에게 인사를 한 것입니다.
시인이 사업가인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여보게, 때때로 사람들에게는 동전보다는
따뜻한 마음이, 사랑이 가득한 마음이 필요하다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평화는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평화만이 아닙니다.
눈에는 보이지는 않지만 사랑 가득히 살아갈 수 있는 영혼의 평화입니다.
주님께 어떤 평화를 주시기를 기도하고 있습니까?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 가득한 마음의 평화를 너에게 선물하고 있습니까?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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