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은 잘 모르시지만….

“신부님, 미국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얼마 되지 않으셔서 잘 모르시지만, 이민생활이 다 그런거예요.

  신부님, 결혼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혼자사시니까 잘 모르시지만, 가정생활이 다 그런거예요.

  신부님, 나이든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아직 젊어서 잘 모르시지만, 늙으면 다 그런거예요.

   신부님, 아픈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건강하시니까 잘 모르시지만, 아프면 다 그런거예요.”

 

어떻게 하자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해 달라는 건가요?

신부님이 잘 모르는 이런저런 이유가 있으니까,

신앙생활 적당히 해도 이해하라는 말씀인지요?

아니면, 괜히 귀찮게 하지 말고 조용히 있다 가라는 말씀인가요?

그것도 아니면,  잘못해도 잘못했다고 말하지 말고,

칭찬하고 위로만 해달라는 말씀입니까?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신부님들은

이민생활은 잘 모르지만,

가정생활은 잘 모르지만,

부부생활은 잘 모르지만,

사회생활은 잘 모르지만,

신앙생활은 잘 압니다.

 

신부님들은

어떻게 해야 ‘하늘나라’에 갈지는 잘 압니다.

어떻게 해야 ‘행복나라’에 갈지는 잘 압니다.

어떻게 해야 ‘너의나라’에 갈지는 잘 압니다.

 

신부님은 잘 모르지만, 신자들은 잘 모르지만,

부모님은 잘 모르지만, 자녀들은 잘 모르지만,

남편들은 잘 모르지만, 아내들은 잘 모르지만,

어른들은 잘 모르지만, 젊은이는 잘 모르지만,

선생님은 잘 모르지만, 제자들은 잘 모르지만,

선배님은 잘 모르지만, 후배님은 잘 모르지만,

건강한 사람은 잘 모르지만, 아픈 사람은 잘 모르지만,

나는 잘 모르지만, 너는 잘 모르지만,

 

너가 나를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너가 내 입장과 달라서,

내 처지가 되어보지 못해 잘 모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가 나를 완전히 모르지는 않습니다.

세상사는 법이 비슷하고,  진리는 하나로 통하기 마련입니다.

 

“000은 잘 모르지만…”

이 말이 나를 보호하고, 너를 공격하는 말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너를 낮추어 나를 높이는 말이 아니라,

나를 낮추어 너를 높이는 말을 하면 좋겠습니다.

 

“신부님이 잘 모르는 것이 아니라,

제가 잘 몰라서, 제가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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