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와 글라라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은

교회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성인 중 한 분입니다.

성인은 단순하고 천진한 신앙, 그리고 자연에 대한 사랑과 겸손으로

‘또 하나의 그리스도’라고 불리기까지 하였습니다.

실제로 예수님의 오상까지 받았고,

성인이 노래를 하면 새들까지도 함께 노래를 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동네에 살았던 글라라 성녀가 계신데,

두 분에 관한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습니다.

 

두 분은 참으로 서로 사랑했다고 합니다.

인간적인 사랑이 아니라 영적인 사랑을 말입니다.

그러나 수도원 사람들은

두 분의 영적인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프란치스코 성인은 글라라 성녀를 멀리 보내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부는 날 글라라 성녀를 배웅 나간 프란치스코 성인은

눈에 덮여 가는 길만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작별인사를 하고 길을 가던 글라라 성녀가 갑자기 돌아서서

프란치스코 성인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언제 우리가 또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라고 말입니다.

왜냐하면 두 분은 서로 다시 만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물음에 프란치스코 성인이

‘저 산의 눈이 녹고 꽃이 필 때쯤이면 다시 만날 수 있겠지요’라고 대답하셨고,

그 때 갑자기 산봉우리에 눈이 녹고 산마다 꽃이 피었습니다.

 

글라라 성녀를 사랑하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마음이

한순간에 눈을 녹게 하고 꽃을 피우는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믿음은 사랑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사람은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믿고 사랑할 때 산에 덮힌 눈이 녹고 꽃이 피게 될 것입니다.

 

“사랑은 머리로 생각만 하는 것도 아니고,

마음에 숨겨두는 것도 아니며,

그럴 듯하게 흉내만 내는 것도 아닙니다.

사랑은 생명을 걸고 정성을 다해 가꾸어야 하는 나무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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