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같은 사람

흰 그릇에 담아도, 검은 그릇에 담아도 그대로인 사람.

바가지로 뜨면 바가지 가득,

항아리로 뜨면 항아리에 가득한 사람.

작은 도랑에서도 좁음을 탓하지 않고

맑은 노래를 부르는 탁한 강물로 흘러 들어도

불평 없이 세상의 복판을 뚫고 가는

그러다 세상이 마음에 안 들거나 화가 나면

온 들판을 엎어버리고 새로운 물길을 내는 사람.

 

어떨 땐 내 마음의 물길로 흘러와

찰랑찰랑 나와 한 몸이 되는

  마음처럼 고여있고, 감정처럼 움직이는

그러다 흘러 넘쳐 나를 적시고

마침내 세상을 적시는 사람.

 

가끔 강하고 딱딱한 것들과 만나면

부딪치고 다투고 허물어버리지만

마음이 허공 같아 달도 산도 꽃도 마침내 하늘도 담는

그러다

햇빛을 담을 때

내 마음 가득 눈부신 사람.

그런 사람이고 싶다.

 

예수님께서는 어린이를 비유로

말씀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해 주십니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기보다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의탁하는 어린이.

나도 물처럼 그리고 어린이처럼

내 생각과 판단, 그리고 욕심을 앞세우지 않도록

오늘만은 말씀을 건네시는 하느님과 너를 향해 눈과 귀를 열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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