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

인생을 살다보면 내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나침반이 필요합니다.

더구나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하느님 나라를 향하여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믿음의 나침반이 필요합니다.

신앙은 나침반과 같아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세상살이에서

나의 위치를 알고 살아가야 할 방향을 찾아서 나아가는 길잡이가 됩니다.

제가 사제이기 전에 신앙인으로서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하느님의 은총을 느끼는 것이 바로 성체의 신비입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성체는 보잘 것 없습니다.

음식으로 치자면 별 맛도 없고, 허기를 달래주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먹는 그 어떤 음식보다도

나를 살찌우고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성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먹힘으로써 우리 안에서 녹아 없어지지만

성체를 모시면 오히려 우리가 예수님께 먹혀

예수님 안으로 녹아 들어가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라고 하시면서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냥 일반적인 양식이나 음료가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의 양식이며 음료라는 말입니다.

여기서 살아있다는 것은 생명이 있는 것이고,

그 생명이 또 다른 생명을 위해 생명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의 몸은

우리들이 살아가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사랑자체’ 인 것입니다.

우리들은 사랑을 받지 못하면 온전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보이는 사람이라도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사랑을 주지 못하고,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면,

죽은 사람이고 어둠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몸은 사랑 자체입니다.

우리가 성체를 모시는 것은 사랑을 먹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랑은 우리를 사랑 덩어리로 바꾸어줍니다.

성체성사가 우리의 나침반이기를 희망해봅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이 예수님을 향해 방향지워지기를 기도합니다.

매일 매일 누군가를 향해 숙제를 하듯이 ‘사랑한다고’ 고백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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